피를 마시면 안 된다면서 제 피만 탐내는 뱀파이어 아가씨와 동거 중입니다

4장. 첫 번째 피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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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첫 번째 피 냄새

4장. 첫 번째 피 냄새에서는 돌벽은 축축했고, 복도 구석마다 물기가 어둡게 배어 있었다. 창틀에는 빗물이 고여 있었고, 처마 끝에서는 아직도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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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첫 번째 피 냄새 다음 날, 로젠펠 성에는 비가 그쳤다. 정확히 말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은 멈췄다. 하지만 성 전체는 아직 비를 머금고 있었다. 돌벽은 축축했고, 복도 구석마다 물기가 어둡게 배어 있었다. 창틀에는 빗물이 고여 있었고, 처마 끝에서는 아직도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졌다. 똑. 똑. 똑. 그 소리는 성 안의 적막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카일은 아침부터 2층 복도의 창문을 살피고 있었다. 전날 확인한 것보다 상태가 더 나빴다. 검은 나무 창틀은 습기를 먹어 부풀어 있었고, 한쪽 경첩은 거의 빠져 있었다. 유리창에는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었다. 창문 아래에는 낡은 커튼이 축 늘어져 있었는데, 그 끝자락은 빗물과 먼지를 먹어 어두운 색으로 변해 있었다. “이건 임시 수리로 끝날 일이 아닌데.” 카일은 창틀을 손가락으로 눌러보았다. 나무가 물러진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손톱 밑으로 축축한 나무 가루가 조금 묻어났다. 복도 한쪽에서 릴리스가 말했다. “인간은 변명이 많군.” 릴리스는 창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어제보다 움직이기 편한 형태였지만, 여전히 짙은 밤을 두른 것 같은 색이었다. 흑발은 등 뒤로 길게 흘러내렸고, 그 안쪽에 숨은 붉은 머리칼이 걸을 때마다 피처럼 선명하게 비쳤다. 루비 같은 붉은 눈동자는 카일의 손끝과 창틀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