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면 안 된다면서 제 피만 탐내는 뱀파이어 아가씨와 동거 중입니다
2장. 임시 체류자와 고귀한 성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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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임시 체류자와 고귀한 성주님에서는 창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닫힌 성문 너머의 빗소리는 두꺼운 돌벽에 눌린 듯 낮고 둔하게 울렸다. 대신 홀 안에서는 촛불이 타닥, 타닥, 작은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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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임시 체류자와 고귀한 성주님 “……그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릴리스 폰 나흐트로제가 그렇게 말한 뒤, 로젠펠 성의 현관 홀에는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닫힌 성문 너머의 빗소리는 두꺼운 돌벽에 눌린 듯 낮고 둔하게 울렸다. 대신 홀 안에서는 촛불이 타닥, 타닥, 작은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갔다. 카일은 잠시 릴리스를 바라보았다. 검은 드레스. 검은 머리칼 사이로 비치는 피처럼 붉은 머리. 루비처럼 붉은 눈. 창백한 피부. 그리고 방금 전 스스로 성문을 잠가놓고도, 그다음 계획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듯한 얼굴. 뱀파이어. 분명 뱀파이어였다. 하지만 카일이 알고 있던 뱀파이어의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헌터 길드에서 들었던 뱀파이어들은 대체로 오래 살고, 교활하고, 인간을 유혹해 목덜미를 물어뜯는 밤의 괴물이었다. 반면 눈앞의 소녀는 위엄 있는 척 서 있었지만, 손끝이 아주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띄워둔 촛대도 마찬가지였다. 불꽃은 멀쩡했지만, 촛대의 몸체는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주인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처럼. 카일은 젖은 외투 소매를 가볍게 짰다. 물이 뚝, 뚝, 대리석 바닥 위로 떨어졌다. 릴리스의 시선이 그 물방울을 따라 내려갔다. 아주 잠깐, 그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인간.” “카일이다.” “인간 카일.” “종족명까지 붙일 필요는 없어.” “나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