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가 아니라 감시라니까요

Chapter 8. 왕국이 지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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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 왕국이 지운 이름

Chapter 8. 왕국이 지운 이름에서는 한때 에버하르트 상단의 마차가 오갔다는 도로는 거의 무너져 있었다. 돌길은 군데군데 흙에 파묻혔고, 수로는 말라 있었다. 낮은 언덕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은 먼지를 일으켰고, 버려진 망루는 뼈대만 남아 하늘을 향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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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지워진 왕국의 기록 Chapter 8. 왕국이 지운 이름 옛 에버하르트 영지는 지도 위에서 사라진 땅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름이 사라진 땅이었다. 왕국의 최신 지도에는 그곳이 더 이상 에버하르트령으로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무미건조한 행정명이 적혀 있었다. 북서 변경 제7관리구. 루시안은 그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 한참 동안 웃었다. “정말 왕국답군.” 말은 웃음처럼 나왔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세리아는 낡은 지도를 접으며 그를 보았다. “무슨 뜻이지?” “사람이 살던 땅을 숫자로 바꿔버렸잖아.” 루시안은 멀리 펼쳐진 황량한 들판을 바라보았다. “이름을 지우는 데 참 재능이 있어.” 옛 영지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한때 에버하르트 상단의 마차가 오갔다는 도로는 거의 무너져 있었다. 돌길은 군데군데 흙에 파묻혔고, 수로는 말라 있었다. 낮은 언덕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은 먼지를 일으켰고, 버려진 망루는 뼈대만 남아 하늘을 향해 서 있었다. 루시안은 이 길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가 태어난 저택은 왕도 인근에 있었다. 몰락한 뒤 겨우 명맥만 유지한 에버하르트 가문은 본래 영지에서 쫓기듯 밀려나 있었다. 루시안에게 에버하르트령은 책에서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이름이었다. 아버지도 말하지 않았다. 가문의 몰락에 대해서도, 영지에 대해서도, 발그리안에 대해서도. 어릴 적 루시안이 물으면 아버지는 늘 같은 말만 했다....